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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풍경과 에세이 ♣/시가 있는 풍경

아침 언어

by 별스민 2017. 7. 30.


 아침 언어

    이기철

 

 

  저렇게 빨간 말을 토하려고

  꽃들은 얼마나 지난 밤을 참고 지냈을까

  뿌리들은 또 얼마나 이파리들을 재촉했을까

  그 빛깔에 닿기만 해도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저 뜨거운 꽃들의 언어

 

  하루는 언제나 어린 아침을 데리고 온다

  그 곁에서 꽃잎이 깨어나고

  밤은 별의 잠옷을 벗는다

 

  아침만큼 자신만만한 얼굴은 없다

  모든 신생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초록이 몸 속으로 스며드는 아침 곁에서

  사람을 기다려 보면 즐거우리라

 

  내 기다리는 모든 사람에게

  꽃의 언어를 주고 싶지만

  그러나 꽃의 언어는 번역되지 않는다

  나무에서 길어낸 그 말은

  나무처럼 신선할 것이다

  초록에서 길어낸 그 말은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모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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