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스민 2024. 6. 28. 10:53

산책

         조병화

 

 

참으로 당신과 함께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앉고 싶은 잔디였습니다

당신과 함께 걷다 앉았다 하고 싶은

나무 골목길 분수의 잔디

노란 밀감나무 아래 빈 벤치들이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누워 있고 싶은 남국의 꽃밭

마냥 세워 푸르기만한 꽃밭

내 마음은 솔개미처럼 양명산 중턱

따스한 하늘에 걸려 날개질 치며

만나다 헤어질 그 사람들이 또 그리워들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영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영 앉아 있고 싶은 잔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