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스민 2016. 1. 29. 19:58

새와 나무
       김남조


아주 가녀린 새 하나 

아주 가녀린 나뭇가지 위에 
미동 없이 앉아 있다 
얼음처럼 깨질 듯한 냉기를 
뼈 속까지 견디며 
서로가 측은하여 함께 있자 했는가 

모처럼 
세상이 진실로 가득해진 
그 중심에 
이들의 착한 화목이 
으스름한 가락지를 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