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와 풍경과 에세이 ♣/시가 있는 풍경
장마의 계절
별스민
2024. 8. 1. 19:28
장마의 계절
조병화
지금 나는 비에 갇혀 있습니다
갈 곳도 없거니와
갈 수도 없습니다
매일 매일 계속되는 이 축축한
무료(無聊)
적요(寂寥)
어찌 이 고독한 나날을 다 이야기하겠습니까
비는 내리다가 쏴와! 쏟아지고
쏟아져선 길을 개울로 만듭니다
훅, 번개가 지나가면
하늘이 무너져 내는 천둥 소리
하늘은 첩첩이 검은 구름
지금 세상 만물이 비에 묶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