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스민 2023. 2. 12. 12:56

추억

    나태주

 

어디라 없이 문득

길 떠나고픈 마음이 있다.

누구라 없이 울컥

만나고픈 얼굴이 있다.

반드시 까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분명히 할 말이

있었던 것은 더욱 아니다.

푸른 풀밭이 자라서

가슴속에 붉은

꽃들이 피어서

간절히 머리 조아려

그걸 한사코

보여주고 싶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