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스민 2023. 5. 22. 13:13

해당화

       한용운

 

당신은 해당화 피기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왔나 두려워 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였다고

다투어 말 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체 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꽃을 불러서 경대위에 놓입니다 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에 대고

너 언제 피었니 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되고 셋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