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가는 길
김은숙
하늘 끝 부서지는 바람이거나
저린 숨으로 내려 앉는 낮은 가락이거나
서늘한 가슴 바닥
협곡 휘도는 바람 울음 종일 위잉 거리거나
그대여
저무는 시린 들녘
쓸쓸한 한 잎 추억으로 저미어 오거나
마른 노래 몇마디 눈물바람 데리고 와
불현듯 참혹한 슬픔의 강으로 가라 앉아도
그대 소중한 이름 하나
이 가슴 굽이치는 빛으로 살아
그대에게 가는 길 짚어볼 수 있다면
그대 사는 하늘로 뻗는 그리움의 산
깊게 깊게 조용히 강물로도 흘러
그대 따스한 이름으로 한 몸 온전히 덮으며
푸근한 하늘로 끌어안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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