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42 외로운 세상 외로운 세상 이외수힘들고 눈물겨운 세상나는 오늘도 방황 하나로 저물녘에 닿았다거짓말처럼 나는 혼자였다만날사람이 없었다보고 싶은 사람도 없었다그냥 막연하게 사람만 그리워졌다사람들속에서 걷고 이야기하고 작별하면서 살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코 섞여지지 않았다그것을 잘 알면서도 나는 왜 자꾸만사람이 그립다는 생각을 하는 것일까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번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한.. 2024. 12. 8. 위례성 은행나무 길 2024. 11. 16. 꽃무릇 & 상사화 2024. 9. 25. 부전나비 2024. 9. 21. 사는 일 사는 일 나태주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굽은 길은 굽게 가고곧은 길은 곧게 가고막판에는 나를 싣고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제 시간보다 먼저 떠나는 바람에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두어 시간땀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걸었으므로만나지 못할 뻔했던 싱그러운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찍으러 온 물총새물총새, 쪽빛 나래 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고 한다길 바닥을 떠돌던 바람도 잠잠해졌고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2024. 9. 11. 둥근잎유홍초 창밖 빗소리를 듣고 생각이 나서 찾아간 안양천2주전 들렸을땐 몇송이 피였었는데어느새 끝물이라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2024. 9. 5. 나리꽃 비에 젖은 날 2024. 7. 29.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 모두가 가르키는 별을 쫓아 걸었다.그렇게 남들을 따라서 걷다 보면그 끝에 꽃길이 있을 줄 알았다.끝이 없는 오르막을 오르다마침내 인생의 반환점에 도착했다.하지만 기대 했던 꽃길은 없었다.지친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자,발 아래 핀 꽃들이 눈에 들어왔다.그토록 찾아 헤매던 행복이지나온 걸음마다 피어 있었다.이제야 알게 되었다.꽃길을 찾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내 삶 그 자체가 꽃이었다는 것을 - 오평선,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 중에서 - 2024. 7. 8. 비와 그리움 비와 그리움 김영자잠들지 못하고 뒤척인 밤에빗소리가 크게 요동치듯 들립니다비의 갈피 속에 묻힌누군가를 그려봅니다수척한 밤의 정령들올올이 풀려나는 시간 속으로스러지듯 손 내민 넋두리그리움은 저만치서부터내게 손을 내밉니다파아래진 녹음 사이로피어난 여름 내음도 눈물 받아떠도는 그리움을 위로하겠지요?빗방울 튀고 뒹구는새벽 빗길을 걷습니다무심히 올려다 본 울음 그친 하늘엔그리움만 시퍼렇게 꽂혀 있습니다 2024. 7. 2. 뜰보리수 2024. 6. 22. 참 좋은 봄날 참 좋은 봄날 구종현실비는 오지요.꽃밭은 젖지요.이제 보니 달팽이 한 마리가꽃밭에 심은 옥수수 줄기를 타고천천히 아주 천천히기어갑니다. 기어가서 마침내오를 수 있을 만큼 올라간 것일까요이제 그만 하는 걸까요. 그쯤에서알맞게 휘어진 잎사귀 하나초록빛 꽃 붙들고 앉아하루 종일 있을 모양입니다.제 한 몸 잠적하기에는참 좋은 봄날입니다. 2024. 5. 28. 그리움 그리움 박인걸 구름은 바다를 그리워하고 바다는 하늘을 사모한다. 구름의 고향은 대양이고 바다는 하늘이 머물던 곳이다. 태어난 곳과 살던 곳은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며 고향엔 탯줄을 묻어 그립고 살던 땅엔 정을 묻어 그립다. 구름은 그리움에 빗물 되어 바다로 흐르고 바다는 안개 되어 머나먼 하늘로 오른다. 서로가 다른 그리움에 머물던 곳을 찾으나 또 다시 윤회하는 그리움 그리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Kleine Traummusi(작은 소야곡) 2024. 5. 20.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