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와 풍경과 에세이 ♣/시가 있는 풍경1041 지혜롭게 용기있게 지혜롭게 용기있게 최명숙 버텨야 할 때가 있고돌아서야 할 때가 있다 나아가야 할 때가 있고멈춰야 할 때가 있다 맞서야 할 때가 있고피해야 할 때가 있다 살펴봐야 할 때가 있고눈감아야 할 때가 있다 때를 알고 때에 맞게 행동하는 것지혜롭게 용기있게자기만의 삶을 사는 것 2025. 6. 16. 그리움의 색동옷 그리움의 색동옷 이기철 그리로 그리로 가면 있을줄 알았는데그리로 그리로 가도 없어서아린 마음이 그리움 이다 돌아설까 돌아설까발을 꾸짖으면서도 돌아설까돌아설까 못 돌아서는 마음이 그리움이다 왼쪽으로 가려다 멎고오른쪽으로 가려다 발을 돌리는가도가도 제자리인 마음이 그리움이다 그사이 보리가 패고물 흘러가는 죽은 새의 깃털이 바람에 날리고복사꽃 지고 단풍도 지고 그래도 한발짝 더영원으로 서서 하루를 찬 돌 위에세워두는 마음이 그리움이다 2025. 6. 15. 꽃을 모아 시를 쓰네 2 꽃을 모아 시를 쓰네 양광모 나는 예쁜 꽃들을 모아시를 쓰네장미는 주어백합은 목적어목련은 형용사철쭉은 부사국화는 동사코스모스는 토씨그러면 그 시는꽃시가 되어사랑하는 사람들의언약을 위해 바쳐지려니그 시를 건네는 사람의 손에향기를 남기고그 시를 받는 사람의 가슴에꽃잎을 남기고그 시를 주고받는 사람의 생에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으리당신은 이것을시적 비유라 생각할 테지만나는 이것을 인생에 대한 지침이라말하고 싶네꽃을 모아 시를 쓰듯이맑은 마음을 모아고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2025. 6. 15. 꽃을 모아 시를 쓰네 꽃을 모아 시를 쓰네 양광모 나는 예쁜 꽃들을 모아시를 쓰네장미는 주어백합은 목적어목련은 형용사철쭉은 부사국화는 동사코스모스는 토씨그러면 그 시는꽃시가 되어사랑하는 사람들의언약을 위해 바쳐지려니그 시를 건네는 사람의 손에향기를 남기고그 시를 받는 사람의 가슴에 꽃잎을 남기고그 시를 주고받는 사람의 생에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으리당신은 이것을 시적 비유라 생각할 테지만나는 이것을 인생에 대한 지침이라말하고 싶네꽃을 모아 시를 쓰듯이맑은 마음을 모아고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2025. 6. 15. 너 없음으로 《 너 없으므로 》 오세영 너 없으므로나 있음이 아니어라너로 하여 이 세상 밝아오듯너로 하여 이 세상 차오르듯홀로 있음은 이미있음이 아니어라이승의 강변 바람도 많고풀꽃은 어우러져 피었더라만흐르는 것 어이 바람과 꽃뿐이랴.흘러 흘러 남는 것은 그리움,아, 살아있음의 이 막막함이여.홀로 있음으로 이미있음이 아니어라. 2025. 6. 13. 한 번쯤 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 한 번쯤 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 ㅡ김재진ㅡ 한 번쯤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그때 그 용서할 수 없던 일들용서할 수 있으리 자존심만 내 세우다돌아 서고 말던미숙한 첫사랑도 이해할 수 있으리 모란이 지고 나면 장미가 피듯삶에는 저마다 제 철이 있다는평범한 진리를 찬물처럼 들이키리 한번쯤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나로 인해 상처 받은 누군가를 향해미안하단 말 한 마디 건넬 수 있으리 2025. 6. 11.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 김재진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아프지 않고마음 졸이지 않고슬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얼마나 남았을까온다던 소식 오지 않고 고지서만 쌓이는 날배고픈 우체통이온종일 입 벌리고 빨갛게 서 있는 날길에 나가 벌 받는 사람처럼 그대를 기다리네미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외롭지 않고 지치지 않고웃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까닭없이 자꾸자꾸 눈물만 흐르는 밤길에 서서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네걸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따뜻한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2025. 6. 8. 사랑굿 1 사랑굿 1 김초혜그대 내게 오지 않음은만남이 싫어 아니라떠남을 두려워함인 것을 압니다나의 눈물이 당신인 것을알면서도 모르는 체감추어 두는 숨은 뜻은버릴래야 버릴 수 없고얻을래야 얻을 수 없는화염(火焰) 때문임을 압니다곁에 있는아픔도 아픔이지만보내는 아픔이더 크기에그립게 사는사랑의 혹법(酷法)을 압니다두마음이 맞비치어모든 것 되어도갖고 싶어 갖지 않는사랑의 보(褓)를 묶을 줄 압니다 2025. 5. 31.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정현종 사람이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앉아 있거나차를 마시거나잡담으로 시간에 이스트를 넣거나그 어떤 때거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내가 그리는 풍경인지그건 잘 모르겠지만사람이 풍경일 때처럼행복한 때는 없다 2025. 5. 30. 시간을 위하여 시간을 위하여 김초혜슬플때는 슬픔에 잠기어슬픔을 잊는다적막할 때는 적막에 들어적막을 잊는다몸살의 뜨거움에타던 생각도잊어버리지 앓은 신열도아득하게 빛나던 추억도고요에 기대어닻을 내리고 있다얼굴은 지워지고마음의 끈이 끊어져시간이 나를소진시킬지라도지금 이 시간은보물이다 2025. 5. 30. 아침 언어 아침 언어 이기철 저렇게 빨간 말을 토하려고꽃들은 얼마나 지난밤을 참고 지냈을까뿌리들은 또 얼마나 이파리들을 재촉했을까그 빛깔에 닿기만 해도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저 뜨거운 꽃들의 언어 하루는 언제나 어린 아침을 데리고 온다그 곁에서 풀잎이 깨어나고밤은 별의 잠옷을 벗는다 아침만큼 자신만만한 얼굴은 없다모든 신생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초록이 몸 속으로 스며드는 아침 곁에서사람을 기다려 보면 줄거우리라 내 기다리는 모든 사람에게꽃의 언어를 주고 싶지만그러나 꽃의 언어는 번역되지 않는다나무에서 길어낸 그 말은나무처럼 신선할 것이다초록에서 길어낸 그 말은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모음일 것이다 2025. 5. 27. 그 꽃도 나를 보았을까 그 꽃도 나를 보았을까 신영배 아주 작은 꽃에겐 아주 작은 태양이 뜨고 아주 작은 달이 뜨고쓰러진 그녀에게도아주 작은 밤이 지나고 아주 작은 아침이 오고버려진 개에게도아주 작은 바퀴가 굴러가고 아주 작은 발이 지나가고그녀와 개 사이에도아주 작은 사람이 오고아주 작은 사람이 가고비 한 방울의 바다를 뒤집어쓰고아주 작은 꽃에겐 아주 작은 파도아주 작은 노래아주 작은 말해안도로를 따라아주 작은 꽃에겐아주 작은 흰색길 끝의 소녀들쓰러졌다 일어서면 흰색 2025. 5. 25. 이전 1 2 3 4 ··· 8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