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꽃도 나를 보았을까
신영배
아주 작은 꽃에겐
아주 작은 태양이 뜨고
아주 작은 달이 뜨고
쓰러진 그녀에게도
아주 작은 밤이 지나고
아주 작은 아침이 오고
버려진 개에게도
아주 작은 바퀴가 굴러가고
아주 작은 발이 지나가고
그녀와 개 사이에도
아주 작은 사람이 오고
아주 작은 사람이 가고
비 한 방울의 바다를 뒤집어쓰고
아주 작은 꽃에겐 아주 작은 파도
아주 작은 노래
아주 작은 말
해안도로를 따라
아주 작은 꽃에겐
아주 작은 흰색
길 끝의 소녀들
쓰러졌다 일어서면 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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