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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과 풍경 ♣/머무르고 싶은 날의 풍경

눈이 내린 작은 개울에서

by 별스민 2010. 2. 18.

 

 

 

쓸쓸한 날

     정영애

 

흰 눈이 펑펑 내리네요

왜 이렇게 굵게 멍울져서 내려요

혹시 저리도록 가슴 아픈 사연이라도 있나요

하늘에서 오시는 길이죠

혹시 그 사람을 본 적 있나요

물어도 대답 없는 당신

 

하얀 눈밭에 그림을 그려 본다

그 아래 이름 석 자도 써 본다

넋 없이 내려다보다가 그만 지워버렸다

콧등에 눈발이 내려앉았다가 스르르 녹아버린다

삶이란 이렇게 순간으로 왔다가 가는 것이라 했지

 

천지가 적막강산이다

사각사각 눈 내리는 소리만이 귓전을 맴돌다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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