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의 염소 중에서
기영주 시 《 허드슨 강가에서 》
울어서는 않되는 이별이기에
바람도 여린 나뭇가지에 머물다
흔들림없이 떠나는가
짠물이 스며드는 가슴은 자꾸 무거워져도
무심하게 헤여져야 하는구나
아득한 강에는 눈이 내리고 있다
여러해 전 칠월 어느 이른 아침
넓고 푸른강이 차안으로 뛰어들고
천상의 강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늘 깊은 강 바닥에 무거운 눈물로 흘러왔는데
그날 그대를 만나서 얼마나 기쁘게 자맥질 했던가
내가 떠난 뒤에 내 영혼이
오래도록 그대 아름다운 노래로 남는다면
내가 어느 가난한 거리에서 쓸쓸하게 죽는다 해도
나의 생애는 행복한 것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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