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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과 풍경 ♣/꽃들의 이야기

물싸리

by 별스민 2011. 7. 24.

 

 


물싸리의 고백

          시 : 솔내

함께 황금의 길을 수놓던 아이들은 다 떠나고
홀로 하늘을 향한 그 길 끝에서
다섯 손가락 모두 열어
내 안에 숨겨진 추억이란 황금을 열었습니다.

그저 약한 가는 줄기 하나씩 뽑아 올리고
봄의 전령들이 바람으로 스쳐가면
하루의 붉은 해를 마시고 달빛에 깊이 담궈
연금술사는 내 몸에 손톱같은 황금을 솟게 합니다.

내 몸에서 솟아난 황금이 시내가 되고 강줄기로 흘러
7월의 성난 바람에 더욱 순전한 정금이 되면
꽃무지 호랑나비와 달콤한 입맞춤에 행복한 눈을 떠
세상의 모든 사랑도 다 얻었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행복인줄 알았습니다.
오늘 홀로 남은 다섯 손가락이 하나씩 떨어지기 전엔
다시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황금의 눈이 뜬다면
이젠 욕심많은 내 가 아닌
당신을 위한 행복한 노란 꽃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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