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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서글픈 바람

by 별스민 2022. 10. 19.

서글픈 바람

        원태연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삐그덕 문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두 잔의 차를 시켜 놓고
막연히 앞잔을 쳐다본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마음 속 깊이 인사말을 준비하고
그 말을 반복한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서는 발길
초라한 망설임으로 추억만이 남아 있는
그 찻집의 문을 돌아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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