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꽃과 풍경 ♣/머무르고 싶은 날의 풍경

즐거운 편지

by 별스민 2010. 5. 26.

 

        

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꽃과 풍경 ♣ > 머무르고 싶은 날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 랑   (0) 2010.05.28
파아란 하늘과 흰 구름  (0) 2010.05.27
싱그런 계곡  (0) 2010.05.24
경복궁 경회루  (0) 2010.05.22
비 내리는 날   (0) 2010.05.2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