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박기섭
찻물을 올려놓고 가을 소식 듣습니다
살다 보면 웬만큼은 떫은 물이 든다지만
먼 그대 생각에 온통 짓물러 터진 앞섭
못다 여민 앞섭에도 한 사나을 비는 오고
마을에서 멀어질수록 허기를 버리는 강
내몸은 그 강가 돌밭 잔돌로나 않읍니다
두어 평 꽃밭마져 차마 가꾸지못해
눈먼 하 세월에 절간 하나 지어놓고
구절초 구절초 같은 차 한 잔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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