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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나는 저 아이들이 참 좋다

by 별스민 2015. 6. 22.

나는 저 아이들이 좋다

이성복

 

나는 저 아이들이 좋다. 조금만 실수해도 얼굴에 나타나는 아이, ‘아 미치겠네’ 중얼거리는 아이, 새로 산 신발 잃고 종일 울면서 찾아다니는 아이, 별것 아닌 일에도 ‘애들이 나 보면 가만 안 두겠지?’ 걱정하는 아이, 좀처럼 웃지 않는 아이, 좀처럼 안 웃어도 피곤한 기색이면 내 옆에 와 앉아도 주는 아이, 좀처럼 기 안 죽고 주눅 안 드는 아이, 제 마음에 안 들면 아무나 박아버려도 제 할 일 칼같이 하는 아이, 조금은 썰렁하고 조금은 삐딱하고 조금은 힘든, 힘든 그런 아이들, 아, 저 아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내 품에 안겨들면 나는 휘청이며 너울거리는 거대한 나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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