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야 물들어 간다
박남준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대의 곤한 날개 여기 잠시 쉬어요 흔들렸으나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작은 풀잎이 속삭였다 어쩌면 고추잠자리는 그 한마디에 온통 몸이 붉게 달아올랐는지 모른다 사랑은 쉬지 않고 닮아가는 것 동그랗게 동그랗게 모나지 않는 것 안으로 안으로 깊어지는 것 그리하여 가득 채웠으나 고집하지 않고 저를 고요히 비워내는 것 아낌없는 것 당신을 향해 뜨거워진다는 것이다 작은 씨앗 하나가 자라 허공을 당겨 나아가듯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여 간다는 것 맨 처음 씨앗의 그 간절한 첫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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