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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나무가 있는 풍경

by 별스민 2011. 12. 21.

 

 

나무가 있는 풍경 
          시: 마종기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네 옆에 있다.


흐린 아침 미사중에 들은 한 구절이
창백한 나라에서 내리는 성긴 눈발이 되어
옷깃 여미고 주위를 살피게 하네요.


누구요?

안 보이는 것은 아직도 안 보이고
잎과 열매 다 잃은 백양나무 하나가 울고 있습니다.


먼지 묻은 하느님의 사진을 닦고 있는 나무,


그래도 눈물은 영혼의 부동액이라구요?
눈물이 없으면 우리는 다 얼어버린다구요?
내가 몰입했던 단단한 뼈의 성문 열리고
울음 그치고 일어서는 내 백양나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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