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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봄소식/유치환

by 별스민 2008. 8. 6.

 

봄소식
    시:유치환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작은 멧새 하나 찾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메서 
작은 깃을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김을 찾아 문안하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아름다운 그 자리에 여운 남아 
뉘도 모를 한때를 아쉽게도 한들거리나니 
꽃가지 그늘에서 그늘로 이어진 끝없이 작은 길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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