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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봉숭아

by 별스민 2008. 4. 8.
봉숭아 
  도종환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입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속에 
내가 네 꽃입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 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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