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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사랑의 殿堂

by 별스민 2014. 8. 19.

사랑의 殿堂
          윤동주

 
순아 너는 내 殿에 언제 돌아왔던 것이냐?
내사 언제 네 殿에 들어 갔던 것이냐?

 

우리들의 전당은
古風한 풍습이 어린 사랑의 전당

 

순아 암사슴처럼 수정 눈을 내려 감아라
난 사자처럼 엉클린 머리를 고루런다

 

우리들의 사랑은 한낱 벙어리였다

 

성스런 촛대에 熱한 불이 꺼지기 전
순아 너는 앞문으로 내 달려라

 

어둠과 바람이 우리 창에 부닥치기 전
나는 영원한 사랑을 안은 채
뒷문으로 멀리 사라지련다

 

이제 네게는 삼림 속의 아늑한 호수가 있고
내게는 험준한 산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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