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사랑하는 사람에게

by 별스민 2011. 7. 16.

 

 

사랑하는 사람에게

                  김재진

당신 만나러 가느라 서둘렀던 적 있습니다.
마음이 먼저 약속 장소에 나가
도착하지 않은 당신을 기다린 적 있습니다.


멀리서 온 편지 뜯듯 손가락 떨리고
걸어오는 사람들이 다 당신처럼 보여
여기에요, 여기에요, 손짓한 적 있습니다.


차츰 어둠이 어깨 위로 쌓였지만
오리라 믿었던 당신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 입니다.
어차피 삶 또한 그런 것 입니다.


믿었던 사람이 오지 않듯
인생은 지킬 수 없는 약속 같을 뿐
사랑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실망 위로 또다른 실망이 겹쳐지며
체념을 배웁니다.


잦은 실망과 때 늦은 후회,
부서진 사랑 때문에 겪는 아픔 또한

아득해질 무렵 비로소 깨닫습니다.


왜 기다렸던 사람이 오지 않았는지,
갈망하면서도 왜 아무 것도 이루어지는 것이 없는지,
사랑은 기다림만큼 더디 오는 법
다시 나는 당신을 만나기 위해 나갑니다.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꽃  (0) 2011.08.01
길의 노래  (0) 2011.07.28
하늘에 쓰네  (0) 2011.06.22
가슴 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0) 2011.06.20
제비꽃 연가  (0) 2011.06.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