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봄
김기월
잠시 기다리면 오는 줄 알았다.
봄도 쉬어가는데
너도 내게로 와서 쉼표를 찍을 줄 알았다.
흐드러지게 꽃잎 날리는데
너도 그렇게 바람처럼 와서
가슴 깊이 쓰러질 줄 알았다.
그 꽃잎 다져 하얗게 뭉개지고
햇빛도 바람 따라 흩날리는데
서둘러 떠난 봄 따라 가버린 네가 못내 아쉬워
풀어헤친 바람 따라 가슴을 열어보지만
겨울을 지나친 담지 못한 가슴앓이가 늦은 봄 싹 틔울 리 없고
쉼표 없는 마침표를 찍을 리 없는
사랑도 봄도 꽃물 들지 못해
목마름으로 기다리다
인제야 후드득 떨어지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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