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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신록

by 별스민 2015. 5. 9.

 

신록 문정희 내 힘으로 여기까지 왔구나 솔개처럼 푸드득 날고만 싶은 눈부신 신록, 예기치 못한 이 모습에 나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지난 겨울 깊이 박힌 얼음 위태로운 그리움의 싹이 돋아 울고만 싶던 봄날도 지나 살아 있는 목숨에 이렇듯 푸른 노래가 실릴 줄이야 좁은 어깨를 맞대고 선 간판들 수수께끼처럼 꿰어다니는 물고기 같은 차들도 따스한 피 돌아 눈물겨워한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참고 기다린 것밖엔 나는 한 일이 없다 아니, 지난 가을 갈잎 되어 스스로 떠난 것밖엔 없다 떠나는 일 기다리는 일도 힘이 되는가 박하 향내 온통 풍기며 세상에 눈부신 신록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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