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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애 인

by 별스민 2013. 11. 22.

애 인

   장석주

 

누가 지금
문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 뜸한 산언덕 외로운 묘비처럼
 
누가 지금
쓸쓸히 돌아서서 울고 있는가

그대 꿈은 처음 만난 남자와
오누이처럼 늙어 한세상 동행하는 것
작고 소박한 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번 엇갈리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것

메마른 바위를 스치는 그대 고운 바람결
그대 울며 어디를 가고 있는가

 

내 빈 가슴에
한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놓고

슬픈 날들과 기쁜 때를 지나서
어느 먼 보랏빛 저녁
외롭고 황홀한 불빛으로 켜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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