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저녁 안부

by 별스민 2014. 2. 19.

저녁 안부

이기철

 

금호강 가에 저녁놀이 떨어집니다

일하던 사람들은 일손을 풀고

문패없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우엉잎도 돌나물도 찾아볼 수 없는 밤이

울고 싶은 사람만 마음 놓고 울 수 있는 밤이

처마를 누르며 찾아듭니다

 

거친 들판에는 아무도 씨 뿌리지 않고

풀잎의 얼굴을 한 사람들만

미농지 같은 잠을 청합니다

 

피나물과 바지락을 사들고 오는 아낙들의 얼굴이

더욱 멀어 눈시울을 적십니다

내일 아침 날빛을 맞을 때 까지

살아있는 사람들이여 부디 평안하기 바랍니다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으로 잎으로  (0) 2014.02.24
겨울 사랑  (0) 2014.02.21
겨울 숲  (0) 2014.02.18
겨울 바다에 가는 것은  (0) 2014.02.14
눈 오는 지도  (0) 2014.02.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