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강에
김재진
흘러가는 것들은 모두
잊기 위해 갈 뿐이다.
상류로부터 그것들은
슬프거나 더러운 것들을 싣고 온다.
아픔 속에 소리나지 않게 발을 담그고
떠내려가는 것들은 서로에게
잊혀지기 위해 가는 것이다.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것들의
더러운 그리움
누가 상처를 아무는 거라 하는가.
깃털 빠진 새들이 꼬리를 담그로
뱃사공처럼 늙은 노을은
기우뚱거리며 강을 건너는데
수심 어린 얼굴로 앉아 있는 저 얼굴은
누구의 상처난 스무 살인가.
먼 데 있는 식구들 생각나는
저녁강의 쌀 안치는 소리
아득하게,
또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달아나는 새들이
뒤숭숭한 갈밭을 흔들어놓는 소리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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