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하루 내내 비 오는 날 ​

by 별스민 2023. 7. 17.

 

하루 내내 비 오는 날 ​

                - 백창우 - ​ ​

 

너는 무얼 하는지

이렇게 하루 내내 비 오는 날

너는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언젠가 네가 놓고 간

분홍 우산을 보며 너를 생각한다

 

조그만 가방 속에 늘

누군가의 시집 한 권을 넗고 다니던 너는

참 맑은 가슴을 가졌지

네가 살아가기엔 이 세상이 너무 우중충하고

너를 담아두기엔 내가 너무 탁하지

 

몇 시쯤 되었을까

거리엔 하나 둘 등이 켜지고

비는 그치질 않고 ​ 너는 무얼 하는지

이렇게 하루 내내 비 오는 날

너는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조동진의 '제비꽃'을 들으며 너를 생각한다

 

너를 처음 만난 그 겨울엔

눈이 무척이나 많이 내렸지

네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네가 꿈을 꾸기엔

이 세상이 너무 춥고 너를 노래하기엔

내가 너무 탁하지

 

몇 시쯤 되었을까

수채화 같은 창 밖의 세상을 보며

너를 생각한다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 오늘은 어디를 서성이는가  (0) 2023.08.31
푸른 나무 1  (0) 2023.08.15
신록 예찬  (0) 2023.06.08
해당화  (0) 2023.05.22
어린이 예찬  (0) 2023.05.2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