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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by 별스민 2019. 7. 2.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이기철 내 지상에서 70년은 아름다웠다고 어느 날 내 일기장은 쓰리 푸른 시금치 잎을 먹고 안개 걷힌 들길을 걸어간 일 황홀했다고 아직 먼지가 되지 않은 참회록은 쓰리 황폐한 길과 건물들 사이에서 슬픔으로 반추하던 고뇌들이 날아가 수정水晶이 되었다고 고통의 술잔에 입술을 대며 바라본 하늘은 푸르렀다고 내 한 사람의 이름 앞으로 보낸 편지는 말하리 부르기만 해도 입 안에 초록빛 물이 고이는 풀꽃의 이름과 가끔 놀빛이 차양처럼 눈 앞에 걸리던 걸어온 만리길은 약속처럼 설레었다고 내 흙 묻은 구두는 외치리 그러나 지상의 노래들의 절반인 고통이여 기록 없는 마음의 병력病歷이여 네가 괴로움에서 즐거움까지 닿는 데는 또 몇 번의 가을이 바뀌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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