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하루 하루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by 별스민 2012. 2. 10.

 

하루 하루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  조병화

하루 하루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너를 떠나며 산다
너와 작별을 하며 산다
나를 버리며 산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스스로의 보이지 않는 줄에 매여                    
스스로의 운명을 살다가
스스로의 사그라진 운명 끝에서
그 멍에를 벗고
홀 홀
또다른 곳으로 떠나는 거지만

이 떠남
이 작별
가까운 거리에서
너와 나

하루를 너를 생각하며
열 흘을 너를 생각하며
한해를 너를 생각하며
시시각각을 너를 생각하며

소리없이 소리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너를 떠나며 산다
너와 작별하며 산다
멍, 나를 버리며 산다

아, 이 적막
너는 거기에서
나는 여기에서.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0) 2012.02.19
생가  (0) 2012.02.17
  (0) 2012.02.06
너의 이름을 부르면   (0) 2012.02.05
헌화가  (0) 2012.02.0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