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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11월의 시

by 별스민 2013. 11. 30.

11월의 시

       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겹씩 마음을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도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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