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언어
이남일
느티나무 아래 가을은 또
단풍잎 동화를 쓴다.
밤톨 같은 이야기가 툭툭
풀섶 가득 떨어지고
길가에 날이 선 찬서리보다
바람소리에 휘청대는
코스모스 가는 목이 외롭다.
간밤에 별이 내린 흔적처럼
서리 들녘 지천에 피어나는 들국화
땡볕에 터질 것 같은
밭고랑 속 붉은 고구마의 침묵은
가슴 깊이 감출 수도
무심결에 불쑥 내밀 수도 없는
잘 익은 가을의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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