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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가을비 우산 속에서

by 별스민 2022. 11. 8.

가을비

        도종환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피었던 꽃들이 오늘 이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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