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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구절초

by 별스민 2022. 10. 5.

《구절초꽃 》

​       김용택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로

산 그늘을 따라서 걷다보면은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숡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오고요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너머 그너머 검은 산 넘어

서늘한 저녁달만 떠오릅니다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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