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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고독

by 별스민 2022. 2. 18.

고독

  문정희

 

그대는 아는가 모르겠다

혼자 흘러와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처럼

온 몸이 깨어져도 흔적조차 없는 이 대낮을

울 수도 없는 물결처럼

그 깊이를 살며 혼자 걷는 이 황야를

비가 안 와도 늘 비를 맞아

뼈가 얼어붙는 얼음번개

그대 참으로 아는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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