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을 바라보는 일
저,꽃밭에 스미는 바람으로
서걱이는 그늘로
편지글을 적었으면, 함부로 멀리 가는
사랑을 했으면, 그 바람으로
나는 레이스 달린 꿈도 꿀 수 있었으면,
꽃 속에 머무는 햇빛들로
가슴을 빚었으면 사랑의
밭은 처마를 이었으면
꽃의 향기랑은 몸을 섞으면서 그래 아직은
몸보단 영혼이 승한 나비였으면
내가 내 숨을 가만히 느껴 들으며
꽃밭을 바라보고 있는 일은
몸에, 도망온 별 몇을
꼭 나처럼 가여워해 이내
숨겨주는 일 같네.
인연
어디서 봤더라
어디서 봤더라
오 그래,
네 젖은 눈 속 저 멀리
언덕도 넘어서
달빛들이
조심조심 下棺하듯 손아귀를 풀어
내려놓은
그 길가에서
오 그래,
거기에서
파꽃이 피듯
파꽃이 피듯
시집<젖은 눈>
저녁 햇빛에 마음을 내어 말리다
섬진강에서
어미소가 송아지 등을 핥아준다
막 이삭 피는 보리밭을 핥는 바람
아, 저 혓자국!
나는 그곳의 낮아지는 저녁해에
마음을 내어 말린다
저만치 바람에
들菊 그늘이 시큰대고
무릎이 시큰대고
적산가옥
청춘의 주소 위를 할퀴며
흙탕물의 구름이 지나간다
아, 마음을 핥는 문밖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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