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나는 잊고저

by 별스민 2014. 3. 7.

나는 잊고저
      한용운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자 하여요

잊고저 할수록 생각하기로
행여 잊힐까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고 생각하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고 말고 생각도 말어 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버려두어 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되고
끊임없는 생각 님 뿐인데 아찌하리오

 

구태어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과 죽음 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 하여요

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저 하는 그것이 더욱 괴롭습니다.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들꽃  (0) 2014.03.11
눈 오는 마을  (0) 2014.03.09
그대 앞에 봄이 있다  (0) 2014.03.07
바 다  (0) 2014.03.05
눈 길  (0) 2014.03.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