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포토에세이

2023 아듀

by 별스민 2024. 1. 1.

내 안의 대설특보 

              김은식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

낯선 거리를 이유도 없이 펑펑 쏘다니었소

발자취는 끝 간 데 없이

내 흔적을 미행하듯 찍고 또 찍는

일상의 발자국들

오늘은 그만 따라오지 마라

혼자 걷고 싶은 날 이거늘

하늘은 온통 잿빛에 홀연한 나는

내 그림자마저 벗어두고 길을 나섰나니

해도 달도 눈을 감고 모르는 채

눈만 펑펑 내리는 날

그동안 함께 했던 이들과

못 다 했던 일들과도 작별을 고하리

오롯이 혼자이고 싶은 날은

이미 이별한 이들에겐

아득하게 더 멀어질 오늘을 용서해다오

지금은 하늘도 요량이 없고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흰 눈만 펑펑 내리는데

미로 같은 세상을 하얗게 덮은

한 치 앞도 분간 없는 눈보라 속에서

여직 방황하던 세상 보는 눈을

이제 다시 뜬들 뭣하리

나는 아득한 자유의 종소리 언덕 너머로

걷고 또 걷고 쓰러지고

비로소, 그 많았던 기회의 오늘 중

대설을 기해

펑펑 눈 되어 넘어서 가리

 

- 2023 마지막 한해를 보내는 하루 전 날 서울에 참 많은  눈이 내렸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풍경속을 혼자 오롯이 걷고싶은 생각으로

월드컵 공원을 찾았다

이미 많은 눈이 내리고 쌓이며 하얀 설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풍경 속으로 들어가  드넓은 공원길 설경의 아름다움을 즐기다

시간도 잊고 풍상도 잊고

폭설에 지워져 가는  발자욱을  돌아보며... -

 

'♣ 시와 긴글 짧은글 ♣ > 포토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꽃 세상을 즐기며  (0) 2024.02.22
눈 내린 강변의 아침  (0) 2024.01.10
눈 내린 아침의 아름다운 풍경  (0) 2023.12.24
눈 내리는 풍경  (0) 2023.12.22
가느다란 눈이 날리는데  (0) 2023.12.1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