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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너 없으므로 /오세영

by 별스민 2008. 1. 19.

《 너 없으므로 》

         오세영

 

 

너 없으므로
나 있음이 아니어라

너로 하여 이 세상 밝아오듯
너로 하여 이 세상 차오르듯

홀로 있음은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이승의 강변 바람도 많고
풀꽃은 어우러져 피었더라만
흐르는 것 어이 바람과 꽃뿐이랴.

흘러 흘러 남는 것은 그리움,
아, 살아있음의 이 막막함이여.

홀로 있음으로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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