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없으므로 》
오세영
너 없으므로
나 있음이 아니어라
너로 하여 이 세상 밝아오듯
너로 하여 이 세상 차오르듯
홀로 있음은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이승의 강변 바람도 많고
풀꽃은 어우러져 피었더라만
흐르는 것 어이 바람과 꽃뿐이랴.
흘러 흘러 남는 것은 그리움,
아, 살아있음의 이 막막함이여.
홀로 있음으로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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