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에게
고은
이 세상 어디에는
부서지는 아픔도 있다 하니
너는 그러한 데를 따라가 보았느냐
물에는 물소리가 가듯
네가 자라 부끄러우며 울 때
나는 네 부끄러움 속에 있고 싶었네
세상에는 찾다 찾다 없어서
너를 만난다고 눈 멀으며 쏘아다녔네
늦봄, 날 것이야 다 돋아나고
무엇이 땅속에 남아 괴로와할까
저 야마천(夜摩天)에는 풀 한 포기라도 돋아나 있는지
이 세상 어디를 다 돌아다니다가
해 지면 돌아오는 네 울음이요
울 밑에 풀 한포기 나 있는 것을 만나도
나는 눈물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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