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김효근
조그마한 산길에 흰 눈이 곱게 쌓이면
내 작은 발자국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 작은 마음 하얗게 물들 때까지
새하얀 산길을 헤매고 싶소
외로운 겨울 새소리 멀리서 들려오면
내 공상에 파문이 일어 갈 길을 잃어버리오
가슴에 새겨보리라 순결한 님의 목소리
바람결에 실려 오는가 흰 눈 되어 온다오
저 멀리 숲 사이로 내 마음 달려 가나
아 겨울 새 보이지 않고 흰 여운만 남아 있다오
눈 감고 들어 보리라 끝없는 님의 노래여
나 어느새 흰 눈이 되어 산길 걸어 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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