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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늘, 혹은 때때로

by 별스민 2015. 2. 27.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내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노을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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