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 가을
김 사인
그 여자
고달픈 사랑이 아파
나는 우네
불혹을 넘어
손마디는 굵어지고
근심에 지쳐 얼굴도 무너졌네
사랑은
늦가을 스산한 어스름으로
밤나무 밑에 숨어 기다리는 것
술 취한 무리에 섞여
언제나 사내는 비틀비틀 지나가는 것
젖어드는 오한 다잡아 안고
그 걸음 저만치 쫒아
주춤주춤
흰고무신을 옮겨보는 것
적막천지
한밤중에 깨어 앉아
그 여자 머리를 감네
올 사람도 갈 사람도 없는
흐른 불 아래
제 손만 가만가만 만져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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