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맑은 날의 얼굴

by 별스민 2015. 12. 7.

 

맑은 날의 얼굴

            마종기

그만한 고통도 경험해 보지 않고
어떻게 하늘나라를 기웃거릴 수 있겠냐구?
그만한 절망도 경험해 보지 않고, 누구에게
영원히 살게 해 달라고 청할 수 있겠냐구?
벼랑 끝에 서 있는 무섭고 외로운 시간 없이
어떻게 사랑의 진정을 알아낼 수 있겠냐구?
말이나 글로는 갈 수 없는 먼 길의 끝의 평화,
네 간절하고 가난한 믿음이 우리를 울린다.

오늘은 날씨가 맑고 따뜻하다
하늘을 보니 네 얼굴이 넓게 떠 있다
웃고 있는 얼굴이 몇 개로 보인다.
너 같이 착하고 맑은 하늘에
네 얼굴 자꾸 넓게 퍼진다.
눈부신 천 개의 색깔, 네 얼굴에 퍼진다.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의 공허  (0) 2015.12.18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0) 2015.12.11
메아리  (0) 2015.11.24
낙엽끼리 모여산다  (0) 2015.11.18
가을 엽서  (0) 2015.11.1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