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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비가 와도 좋은 날-이외수

by 별스민 2009. 7. 20.

비가와도 좋은날 - 이외수  
 옛사람을 기다리는 동안은
 창 밖에 비가 와도 좋다 
 밤은 넝마처럼 시름시름 앓다 흩어져 가고 
 자욱한 안개 님의 입김으로 조용히 걷히우면 
 하늘엔 비가 와도 좋다 
 세상은 참 아프고 가파르지만 
 갈매기도 노래하며 물을 나는데 
 옛사람이 그리울 때만은 
 창 밖에 주룩주룩 비가 와도 좋다 
 옷이 다 젖도록 비가 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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