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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산책

by 별스민 2022. 5. 11.

​ 조병화

​벗은 존재의 숙소이다

그 등불이다

그 휴식이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먼 내일에의 여행

그 저린 뜨거운 눈물이다

그 손짓이다

오늘 이 아타미 해변

태양의 화석처럼

우리들 모여

어제를 이야기하며 오늘을 나눈다

그리고, 또

내일 뜬다

 

 

산책

​ 조병화

참으로 당신과 함께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앉고 싶은 잔디였습니다

당신과 함께 걷다 앉았다 하고 싶은

나무 골목길 분수의 잔디

노란 밀감나무 아래 빈 벤치들이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누워 있고 싶은 남국의 꽃밭

마냥 세워 푸르기만한 꽃밭

내 마음은 솔개미처럼 양명산 중턱

따스한 하늘에 걸려 날개질 치며

만나다 헤어질 그 사람들이 또 그리워들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영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영 앉아 있고 싶은 잔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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