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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애 인

by 별스민 2014. 6. 12.

 

애인 
 장석주 
누가 지금 문 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 뜸한 산 언덕 외로운 묘비처럼 
누가 지금  쓸쓸히 돌아서서 울고 있는가. 
그대 꿈은 처음 만난 남자와 
오누이처럼 늙어 한 세상 동행하는 것 
작고 소박한 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번 엇갈리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 
메마른 바위를 스쳐간 그대 고운 바람결 
그대 울며 어디를 가고 있는가. 
내 빈 가슴에 한 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놓고 
슬픈 날들과 기쁜 때를 지나서 
어느 먼 산마을 보랏빛 저녁 
외롭고 황홀한 불빛으로 켜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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