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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양파를 까면서 ..... 유선철

by 별스민 2009. 2. 3.

양파를 까면서

       시: 유 선철

 

안으로 내려가면 또 다른 문이 있다

내 속에 있으면서 겹겹이  저를 숨긴

눈처럼 하얀 깃털의 새 한 마리 울고 있다

 

시간의 빈 틈으로 사각사각 여문 꿈을

보드러운 속살 사이 책갈피로 접어두면

어느새 바람이 일어 발목을 휘감는데

 

사는건 매운거다 눈시울 붉혀가며

허접스런 욕망들을 한 두 겹 벗겨내면

말갛게 동심원 그리며 섬 하나가 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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