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연 륜

by 별스민 2014. 1. 10.

 

연륜

  박목월

 

슬픔의 씨를 뿌려 놓고 가버린

가시내는 영영 오지를 않고

한 해 한 해 해가 저물어

질(質) 고운 나무에는

가느른 가느른 핏빛 연륜이 감기었다.

 

목이 가는 소년은 늘 말이 없이

새까아만 눈만 초롱초롱 크고

귀에 쟁쟁쟁 울리 듯 참아 못잊는 애달픈 웃녘 사투리

연륜은 더욱 새빨개졌다

 

이제 소년은 자랐다

구비구비 흐르는 은하수에 슬픔도 세월도 흘렀건만

먼 수풀 질 고운 나무에는

상기 가느른 핏빛 연륜이 감긴다.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른 하늘 저 편  (0) 2014.01.17
흔들리며 피는 꽃  (0) 2014.01.11
새 처럼  (0) 2014.01.05
  (0) 2014.01.05
그래도 잊혀진다는 것은 슬픈 일 이다  (0) 2013.12.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