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륜
박목월
슬픔의 씨를 뿌려 놓고 가버린
가시내는 영영 오지를 않고
한 해 한 해 해가 저물어
질(質) 고운 나무에는
가느른 가느른 핏빛 연륜이 감기었다.
목이 가는 소년은 늘 말이 없이
새까아만 눈만 초롱초롱 크고
귀에 쟁쟁쟁 울리 듯 참아 못잊는 애달픈 웃녘 사투리
연륜은 더욱 새빨개졌다
이제 소년은 자랐다
구비구비 흐르는 은하수에 슬픔도 세월도 흘렀건만
먼 수풀 질 고운 나무에는
상기 가느른 핏빛 연륜이 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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